지금 내가 해야할 것, 준비?
지금까지, 거의 40년간 준비만 해온 인생
그렇지 않은가? 지금까지 나와 내 친구들의 삶을 돌아보면 여전히 신발 끈을 단단히, 정성스레 묶고 뛰쳐나갈 준비만 하고 있지 않은가.
출발하기도 전에 지쳐버릴 것 같다.
그제 밤에 조용하던 고등학교 녀석들 채팅방에 메시지 여럿 떴다.
제일 마음 깊이 터 놓을 수 있는 친구들인데 그래서인지 채팅방은 더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아무튼 서로 퇴근에 관해서 얘기 중이고 퇴근은 아직인 상태였다.
밤 11시.
나는 아이들을 재우고 부동산 사이트를 뒤져보고 있었다.
물론 전임의를 지금까지 하고 있던 상태라면 친구들보다 더 늦게까지 병원 한 구석에 앉아 졸며, 논문 쓰며를 반복하고 있을지 모른다.
근무 수당과는 관계없이.
지금이야 일하는 것과 근무 수당을 따지는 일이 당연하지만 그 때는 누가 상관하랴.
친구들도 물론 지금은 초과 근무 수당을 고려하겠지만, 탄력 근무제라는 이름으로, 편의를 봐준다는 명분 아래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다시 돌아와,
친구들은 인터넷 기사에 뜬 LG 연구원 자살 사건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고 퇴근 이야기로 바로 넘어간 상태였다.
나도 요즘 한창 감기를 앓고 나서 몸이 쉽사리 회복되지 않아 힘든 차에 친구들은 더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를 입학하고 나서는 각각 다른 학교임에도 서로의 집을 돌아다니면서 먹고 놀고 자고, 당시의 일인 공부는 뒷전이었던 우리들이었다.
/뭐 나중에 알아서 되겠지…/
물론 사회가 알아서 우리를 지금의 자리로… 배치 시켜줬다.
‘아이들과 아내를 이끄는 /가장/으로 ‘
우린 출발도 하기 전에 가족이라는 족쇠(?)-오해의 여지는 있지만 솔직한 지금의 심정-에 묶이고 마는 것은 아닐까?
사회 생활이라는 마라톤 대회를 시작하면서 중간 중간 코스에서 얻어가는 아이템이 가족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가족이라는 무게가 요즘에는 부담이 되는 사회다.
심지어 이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이 가족이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느껴지는 시기, 그런 사회에 살고 있을지 모른다.
가족이 부담이 되다니…
아니나 다를까 최근 인터넷 기사 중에는 결혼이 기회비용이란 이야기가 있었다.
소득이 많은 경우, 또는 많을수록 결혼이 늦춰지고 있다…란 정도였는데 상관관계 검증은 없으니 그리 크게 귀담아 듣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만 이런 말도 안되는 기사가 잠깐 공감이 되었다는 것이 … ^^;
후회를 줄이기 위해 내가 지금 해야할 선택은 무엇일까?
결국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일단 시작하자.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