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시작하면서 굉장히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우선 나에게는 아침 일찍 일어나야 가능한 일이라 저녁 시간의 즐거움보다 아침 시간의 즐거움을 알게 해줬다.
일어나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고민이 많아서인지도 모른다.
잠이 어느 정도 되면 저절로 깨게 되었다.
알람을 미리 끄고 일어난다.
머리가 아픈 일도 없고 낮에 잠깐 졸린 경우가 있는데, 이는 수술 때문에 점심 시간을 단축시키는 경우가 아니면 벌충이 된다.
오히려 낮잠을 유도해서 더 좋은 컨디션으로 끌어올려짐을 느낀다.

그리고 나에 대해서 바라보게 되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제 3자의 입장에서 나를 돌아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아 이 녀석은 이런 생각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구나.’
‘별로 큰 고민은 아닌 것 같은데 작은 것에 얽매여 있구나.’
같이 나를 다시 바라보게 되는 효과를 얻게 되었다.
최근에 확연히 느낀 것은 아이들에게 괜히 화를 내던 것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 며칠 개원 문제로 고민을 하면서 정말 아무 문제도 아닌 것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큰 소리를 내고 윽박 지른 적이 있다.
그런 발작적인 행동을 하던 나를, 그런 행동을 하면서도 이상하게 느낄 정도였다.
명상을 하다보니 발작적이고 불수의적인 감정 활동이 가라앉음을 느꼈고, 아이들과 소통이 더 잘 되고 있음 역시 확실히 느끼고 있다.
확실한 것은 아이들에게 명령보다 대화를 통해서 달래는 내 모습을 나 스스로 놀라워하는 중이다.
따로 노력한 것도 아니다.
어제 저녁에는 집사람이 부탁해 자동차를 옮겨서 주차해 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현관문 앞에서 첫 째 상준이가
“아빠랑 프린트 숙제 같이 할래.”
라고 말해 줬다.
전혀 귀찮지 않았다.
고마웠다.
아들 녀석에게 어떤 바람이 불었는지 모르지만, 파티를 마치고 와서 특히 피곤했을 어제 저녁, 나를 불러주니 정말 고마웠다.
졸린 눈으로 흐린 정신을 움켜 잡으면서 나와 숙제를 하는 상준이가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요즘 계속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는데 이제는 익숙하다.
더 이른 시기에 이런 익숙함을 느꼈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결국 명상은 지금 가지고 있는 집착적인 생각을 놓으라는 말이다.
내려 놓고 나를 바라 보면 생각보다 여러 방면에서 나를 자유롭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작 한 달도 안된 시기 동안 그것도 일주일에 며칠은 빼먹고, 단 7~8분 정도로 시작한 나로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술의 재미를 아내에게 가르쳤는데 이제는 그 재미보다 이 명상의 즐거움을 알려주고싶다.
막내 서준이 때문에 물론 집사람은 마음이 편치 않아 시도도 못할 것 같다.
조금씩 살살 달래면서 그 느낌을 전달해보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