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잠을 못 이룰 때가 또 있었다.
그냥 잠만 자고 정해진 것만 하면 되는, 특별히 잘 할 필요도 없는 그런 날의 새벽이었다.
그래도 오늘은 세 시간은 잔 것같다.
오늘은 계약하는 날이고 전에는 의사국가고시가 치뤄지는 날이었다.
의사 국가 고시는 정상적인 교육 과정을 따르고 평균적인 준비를 했다면 거의 낙방할 일이 없다.
그렇게 생각한다.
오늘 계약도 부동산 중개소의 무능에도 불구하고 건물주와 연락을 통해 조율이 가능했던 일이다.
최종적으로 조율한 것에 대해서 오늘은 계약만 하면 된다.

잠을 못 이룬 이유는 오늘이나 그 날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기 때문인 것 같다.
많이 준비 해왔었고, 또 많이 기대하고 기다리던 날이기 때문이다.
간절히 바란 덕분인지 두 경우 모두 결과물은 좋았다.
전날 하느님, 하나님, 부처님,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를 속으로 외치며 기도를 한 것도 같다.
그렇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숨을 쉴 때 가슴이 눌리는 듯한 느낌을 인지할 정도로 의도적으로 숨을 들이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가슴이 새벽부터 요동치고 머리는 비우려 해도 비워지지 않는다.
생각은 많지만 두려움은 없다.
준비는 다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이 마무리가 된 후도 준비되고 있다.
다행히 주위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많다.
작은 한 마디가 큰 도움이 되고 힘이 되고 있다.
정말 다행이다.

오늘은 말을 줄여야 한다.
긴장한 내 모습이 나도 썩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당당한 모습만 보이고 오면 된다.
오늘은 내가 평생 기억하게 될 날이다.
가슴 펴고 하루를 보내고 오겠다.